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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BLUE

2010년 | 4분15초 | 핸드드로잉 애니메이션 | 음악/연출 : 송영성 | 프로듀서 : 오카모토 미츠코

제작 : 동경예술대학 대학원 영상연구과

검은 침묵 속 하얀 점 하나.

하얀 점, 선을 탄생 시킨다.

그리고 선, 파란 원 모양을 그려낸다.

파란 원, 앞을 향해 나아가고 선이 된다. 

파란 선, 다른 선과 만나고 또 만난다.

그리고 선들, 서로 섞이며 커지고 새로워진다.

새로운 선, 새로운 색깔 그리고 새로운 모양들,

태어나고 성장하고 서로 만나고 서로 섞인다.

되풀이 되고 되풀이 된다.

이리하여 모두가 모이고 하나의 전체를 만든다.

운동은 정지로, 정지는 검은 침묵의 회귀에.

하얀 점 하나, 선을 탄생 시킨다.

저는 제 눈으로 볼수 있는것들을 그리지 않습니다. 사실 더이상 잘 그리지도 못하겠습니다. 제가 할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선이나 간단한 도형들을 그리는 것뿐입니다. 그리하여 저는 만물의 시작인 '점'으로 돌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종이 위에 점을 하나 찍습니다. 그리고 점에게 방향과 시간을 부여 합니다. 점은 앞을 향해 나아가며 선을 탄생시키고 모양을 만들어 냅니다. 제 의지로 특별한 모양을 그리려 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점들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가 봅니다. 선과 모양이 늘어나고 공간이 생겨나면서 그들만의 세상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점을 그릴 때 먼저 색깔을 고릅니다. 색깔 없이 어떠한 선도 어떠한 모양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색깔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자연스러히 선과 모양이 생겨납니다. 저는 파란색으로부터 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검은색에 가장 가깝고 어둡고 무거우며 깊고 조용한, 그리고 불안전한 파란색으로부터 말입니다.

검은 침묵 위에 하얀 점으로부터 파란 원이 태어납니다. 파란 원은 '완전'을 향해 자라고 또 자랍니다. 하지만 홀로서는 그 아무것도 이루어내지 못합니다. 다른 이들과 만나고 서로 섞이며 관계를 갖습니다. 그들은 조화를 이루며 점점 다양해지고 커지고 강해지며 빨라지고 새로워집니다. 모두의 활발한 운동이 하나의 전체를 이루어 내면 점차 안정을 갈망하며 조용해집니다. 마침내 모두가 하얀 세상에서 잠이 들고 검은 침묵위의 하나의 점으로 돌아옵니다.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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